수학 교습소를 운영하던 예전만 해도 유튜브로 공부한다는 건 거의 있을 수 없는 일이었어요. 보통은 책상에 앉아 교과서를 읽고 정리하고 암기하면서 문제를 풀고 시험 준비를 했죠.
매일 똑같은 패턴의 공부 방법을 바꿔보고 싶다는 생각은 많이 했어요. 저 역시 기존의 방식이 지루하게 느껴졌지만 그때는 교육이나 공부에 대해 개설된 유튜브 채널이 매우 제한적이라 활용해 볼 수가 없었답니다. 가르치는 일은 그만뒀지만 공부에 대한 관심은 여전한 제게 공부방법을 한번 바꿔서 실험해 보자는 생각이 들었어요. 교재나 학원 없이, 오직 유튜브만으로 공부해보는 것이었습니다.
저희 집 아이 셋은 아직 어려서 이 방법을 적용해 보기엔 무리가 있었어요. 시험 부담도 없고 공부방법 찾기를 좋아하는 제가 이 실험 대상이 직접 되어보기로 했어요. 과정도 너무 재미있었는데 결과도 재미있었어요.

유튜브 공부를 시작하게 된 이유와 기대
처음 이 방법을 선택한 이유는 단순했습니다. 쉽고 재미있게 공부하고 싶다는 마음이었습니다. 기존의 공부 방식은 책을 읽고, 문제를 풀고, 틀린 문제를 다시 보는 반복이었는데, 반면 유튜브는 다양한 영상과 설명 방식이 존재하고, 시각적으로 이해를 돕는 자료가 많기 때문에 훨씬 효율적일 것이라는 기대가 있었습니다.
특히 이미 많은 사람들이 유튜브 강의만으로도 충분히 공부할 수 있다고 말하는 것을 보면서, 저도 가능하지 않을까 생각했습니다. 그래서 계획을 세웠습니다. 한 주 동안은 교재를 최대한 배제하고, 필요한 개념은 전부 유튜브 영상으로 해결하기로 한 것입니다. 검색을 통해 다양한 강의를 찾아보고, 이해가 잘 되는 채널 위주로 구독 리스트도 정리했습니다.
초기에는 확실히 장점이 크게 느껴졌습니다. 영상으로 설명을 들으니 이해 속도가 빨랐고, 지루함도 훨씬 덜했습니다. 특히 어려운 개념을 그림이나 애니메이션으로 설명해주는 부분은 책보다 훨씬 직관적으로 다가왔습니다. 또한 모르는 부분이 나오면 바로 다른 영상을 찾아볼 수 있다는 점도 큰 장점이었습니다.
하지만 시간이 조금 지나면서, 처음에는 보이지 않던 문제들이 하나둘씩 드러나기 시작했습니다. 그때부터 이 실험은 단순한 편한 공부가 아니라, 나에게 맞는 공부법을 찾는 과정으로 바뀌게 되었습니다.
이해 속도와 접근성의 장점
유튜브 공부의 가장 큰 장점은 단연 이해 속도였습니다. 책으로 읽었을 때는 여러 번 반복해야 이해되던 개념도, 영상으로 보면 한 번에 감이 잡히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특히 수학이나 과학처럼 개념 이해가 중요한 과목에서는 그 효과가 더욱 크게 느껴졌습니다.
또한 다양한 강사의 설명을 비교할 수 있다는 점도 매우 유용했습니다. 한 강사의 설명이 이해되지 않으면, 다른 영상을 찾아보면서 나에게 맞는 설명 방식을 선택할 수 있었습니다. 이 과정에서 자연스럽게 같은 내용을 여러 번 접하게 되었고, 그것이 반복 학습 효과로 이어졌습니다.
접근성 역시 큰 장점이었습니다. 시간과 장소에 구애받지 않고 언제든지 공부할 수 있었고, 스마트폰만 있으면 이동 중에도 학습이 가능했습니다. 이전에는 책을 펼쳐야만 공부를 시작할 수 있었다면, 이제는 짧은 시간에도 부담 없이 공부를 이어갈 수 있었습니다.
그리고 의외로 좋았던 점은 흥미 유지였습니다. 영상은 기본적으로 재미 요소가 포함되어 있기 때문에, 공부에 대한 거부감이 줄어들었습니다. 특히 공부를 시작하기 힘들 때, 유튜브 영상 하나로 자연스럽게 몰입할 수 있다는 점은 큰 장점이었습니다.
하지만 이런 장점들에도 불구하고, 시간이 지날수록 한 가지 중요한 문제가 드러났습니다. 바로 내가 정말로 공부를 하고 있는가?라는 의문이었습니다. 영상은 계속 보고 있지만, 실제로 실력이 늘고 있는지는 확신하기 어려웠습니다.
공부하고 있다는 착각과 수동적인 학습의 함정
유튜브 공부의 가장 큰 단점은 공부하고 있다는 착각을 쉽게 만든다는 점이었습니다. 영상을 보고 있으면 분명히 이해는 되는 것 같고, 고개도 끄덕이게 됩니다. 하지만 막상 혼자 문제를 풀려고 하면, 제대로 기억나지 않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이유는 간단했습니다. 유튜브는 기본적으로 수동적인 학습이기 때문입니다. 영상을 보는 동안에는 강사의 설명을 따라가기만 하면 되지만, 실제로 내 머릿속에서 정보를 끌어내는 과정은 부족했습니다. 즉, 입력은 많지만 출력이 없는 상태였던 것입니다.
또한 집중력이 쉽게 분산된다는 문제도 있었습니다. 하나의 영상을 보다가 관련 영상이 추천되면 자연스럽게 다른 영상으로 넘어가게 되었고, 그 과정에서 공부와는 관련 없는 콘텐츠까지 소비하게 되는 경우도 많았습니다. 처음에는 잠깐의 휴식이라고 생각했지만, 이런 흐름이 반복되면서 공부 시간이 줄어들었습니다.
체계적인 학습이 어렵다는 점도 문제였습니다. 책이나 강의 커리큘럼은 일정한 순서와 구조를 가지고 있지만, 유튜브는 그렇지 않습니다. 필요한 내용을 그때그때 찾아보는 방식이다 보니, 전체적인 흐름을 놓치기 쉬웠습니다. 이로 인해 기초가 부족한 상태에서 어려운 내용을 접하게 되는 경우도 있었습니다.
무엇보다 가장 크게 느낀 점은 ‘기억에 남는 양’이 생각보다 적다는 것이었습니다. 영상은 쉽게 보고 넘길 수 있기 때문에, 깊이 있게 생각하는 시간이 부족했습니다. 결국 ‘많이 봤지만, 남은 것은 적은’ 상태가 되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제가 내린 결론은 보조 수단으로서의 유튜브는 분명한 효과가 있다는 거였어요.
일주일의 실험을 마친 후, 저는 분명한 결론을 내릴 수 있었습니다. 유튜브만으로 공부하는 것은 가능하지만, 그것이 가장 효율적인 방법은 아니라는 점입니다. 처음에는 한 달 정도를 실험해 볼 계획을 세웠는데 한 주면 충분할 것 같아서 수정했는데 그 생각이 맞았어요.
유튜브는 개념을 이해하는 데 매우 뛰어난 도구입니다. 특히 처음 접하는 내용이나, 어려운 개념을 빠르게 파악할 때 큰 도움이 됩니다. 하지만 그것만으로는 충분하지 않습니다. 실제 실력을 쌓기 위해서는 반드시 스스로 생각하고, 풀어보고, 정리하는 과정이 필요했습니다.
그래서 저는 공부 방법을 다시 조정했습니다. 개념은 유튜브로 빠르게 이해하고, 이후에는 문제를 풀거나 노트를 정리하는 방식으로 보완하는 것입니다. 이렇게 하니 유튜브의 장점은 살리면서, 단점은 줄일 수 있었습니다.
유튜브는 분명 강력한 학습 도구이지만, 그것에만 의존하는 순간 한계가 분명히 존재했습니다.
독서법에 대해 쓴 저명한 작가의 말이 생각나네요. 듣고 이해하는 공부와 읽고 이해하는 공부는 완전히 다르다고 한 글을 읽었거든요. 정말 맞는 것 같아요. 요즘 아이들이 수업시간에 들은 내용을 혼자서 공부할 때 제대로 이해하지 못하는 것도 같은 맥락이라고 하더라구요.
만약 유튜브로 공부를 해볼까 고민하고 있다면, 저의 경험을 참고해보셔도 좋을 것 같습니다. ‘유튜브만’이 아니라, ‘유튜브를 어떻게 활용할 것인가’를 고민하는 것이 더 중요한 선택이 될 수 있습니다.